조은사님 글에서...
천왕샘
[남강의 발원] 간판이 있다만, 남강의 발원이라기엔 애매한 점이 있다. 어떤 강의 '발원'이라 함은 '하구로부터 가장 먼 곳'인데, 남강의 하구가 어딘가? 남강은 낙동강의 지류로 바다를 만나지 않고 의령군 지정면 성산리 기강나루에서 낙동강에 흘러든다. 낙동강에 합수하는 지점을 하구라 칭하더라도, 가장 먼 곳은 남덕유산 참샘이 된다. 천왕샘은 하구로 부터 '가장 먼 곳' 보다 '가장 높은 곳'으로 보는 관점이라면 그럴듯도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천왕샘은 남강이 아니라 덕천강의 수계이므로 덕천강의 발원으로 봐야 한다. 이 경우도 '가장 높은 곳'의 발원이지, 덕천강의 가장 먼 발원은 중봉샘이 된다.
[남강의 발원] 간판을 설치한 사람들이 내 생각대로 '가장 높은 곳' (=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을 가장 먼저 받는 곳)이라는 개념으로 발원지라 칭했다면, 남강이 아니라 낙동강의 발원이라야 논리적으로 맞지 않겠나. 덕천강이나 남강이나 모두 낙동강의 수계에 포함되고, 낙동강의 수계중에서 가장 높은 곳은 여기 천왕샘이다.
천왕샘에 있는 엉터리 표지판
제목은 남강 발원지라 해놓고, 내용은 남강댐의 발원지, 남덕유산 참샘을 발원으로 하는 경호강과 남강댐에서 합류하여 남강을 이룬다... 뭔 소린지 이해 불가.
경호강은 남강의 별칭이다. 발원지인 남덕유산 참샘에서 부터 낙동강에 들어가는 기강나루까지 전체가 남강이고, 산청지역을 통과하는 구간을 산청사람들이 '경호강'으로 부른다. 공식지명은 아니다. 영월지역의 남한강을 영월사람들이 동강, 서강으로 부르는것도 이와 같다.
천왕봉
1,915.4m. 일반적인 스팩이야 생략하고, 웅석지맥 마루금의 시각에서 살펴보자.
웅석지맥의 개요에서 “백두대간 지리산 천왕봉에서 북으로 가지를 쳐...“라 했다.
‘웅석지맥’이라는 용어 자체가 「신산경표」에 근거를 두고 있으니 신산경표의 시각으로 논할 수밖에 없다. 신산경표에서 백두대간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남쪽으로 꺾어 남해로 내려간다. 그러면 일반적인 여타 지맥의 분기점으로 볼 때, 영신봉이 웅석지맥의 분기봉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 웅석지맥의 출발점을 천왕봉으로 한다면, 영신봉에서 천왕봉까지의 5.2km는 어찌할거냐.. 라는 의문이 드는건 당연하다.
산경표
「산경표」에서는 백두대간의 끝을 ‘지리산’이라 했다. 영신봉도 아니고 천왕봉도 아닌 ‘지리산’이다. 백두대간을 종주한 산꾼들은 천왕봉에서 만족을 하지 못하고 웅석봉을 넘어 덕산으로, 또는 진양호까지 연장을 했다. 그러나 이는 물길을 만나야 산길이 끝난다는 산자분수령의 명제에 조금이나마 근접하기 위함이지 정확한 해법은 될 수가 없다. 더 이상 갈데가 없는 산길의 끝인 진양호까지 가봐야 덕천강의 끝일뿐 (10대) 강의 하구도 아니고, 더구나 명색이 ‘대간의 끝’이라 하기엔 너무 초라하지 않나.
이런 고민을 「신산경표」에서는 백두대간을 남해 바닷가로 이어, 우리나라 물줄기를 동서로 양분한다는 명제로 정리를 했다. 영신봉이냐 천왕봉이냐 하는 문제는 전체를 ‘지리산’으로 크게 보면 문제될 것도 없다. 혹, 영신봉이 더 높았더라면 이런 논란을 일시에 잠재울 수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신산경표든 뭐든-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천왕봉을 빼 먹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대 지도인 2만5천분지 1인 지형도만 들여다보지 말고, 산경표나 대동여지도의 축척인 20만분지 1의 축척으로 크고 넓게 본다면 영신봉도 천왕봉도 모두 ‘지리산’에 파묻히게 되듯이.
(신산경도) 영신봉에서 천왕봉까지 보라색(백두대간) 색칠을 했으면 좋았다
신산경표에서 웅석지맥 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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